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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하여 우리는 온누리의 모든 존재가 상생의 관계에 있음을 이윽고 깨닫는 큰 배움의 장을 열고자 합니다.

창립선언문 중에서

자연읽기 보고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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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상균
댓글 0건 조회 3,597회 작성일 08-04-17 14:53

본문

3월 개강 둘째주부터 4주간 진행된 자연읽기가 지난주에 마무리되었습니다.

자연과학을 통해 인간이 자연에서 자연을 따르며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배우고자
노력했던 지난 기간을 함께 했던 물들은 되새겨보면서 앞으로 남은 공부에도 최선을
다하기를 바랍니다.
  오늘 이 글에서는 그동안 오셨던 3분의 특강 샘들의 강의를 통해 배웠던 내용가운데
키워드를 되집어 보면서 그분들이 남기고 간 교훈이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공부해야 할 지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1) 별과 우주 그리고 과학 - 김재영샘(이화여대)

   아주 다양한 시각적 자료들을 통해 인류가 탐구해 온 천문학이 우리 자신과 주위를
인식하고 이해하는데 있어서 점점 더 객관적 눈으로 보게 되었는 지를 재미있게 보여준
강의라 생각됩니다. 특히 키워드라 할 수 있는 내용은 ‘앎을 위한 앎’ 보다는 ‘삶을 위한
앎’이라 할 수 있겠네요. 과학의 발전이 단지 기술적 이용을 통한 인류의 편리와 부의
창조를 통해 과학에 끌려가는 앎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주체적으로 조직하고 이끌어가며
철저하게 자연의 순리가 무엇인지 깨달아 다른 어떤 인위적 요인에 경도되지 않을 수 있는
앎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학만이 전부도 아니요, 그 동안 쌓아온
인류의 지적, 문화적 결과들을 잘 살펴보아서 이들이 상생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데 서로
함께 기여할 수 있도록 큰 이해의 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기에는 단지 이론적
접근 뿐 아니라, 삶의 실천이나 영성적 노력의 부분까지도 하나로 담을 수 있는 그릇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2) 지구의 환경과 인류의 미래 - 조봉곤샘(전북대)

   샘을 통해 위대한 과학자 베게너(Wegener)와 당시 누구도 인정해주지 않았던 대륙
이동설에 관해 흥미진진하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물질 세계에 관해 새로운 관점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시 대륙이동설이 먹히지 않았던 이유는 대륙을 구성하는
암석이 단단하여 형태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고에 닫혀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소위 ‘특성 시간’이라는 개념을 통해, 이 시간보다 작은 시간 규모에서는 암석이
단단한 고체이지만, 이 시간보다 큰 규모에서는 암석도 액체나 기체처럼 유동성을 갖게
된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70여년 남짓 사는 인생입니다. 우리의 경험이나 사고, 판단들은
그 정도 시간 규모를 쉽게 벗어나기 어렵지요. 그런데 지구의 긴 역사를 보면 거의
무시할 수 있는 찰라에 불과한 시간입니다. 우리가 사는 동안 변하지 않는 것이라 해도
유구한 시간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해온 것이 지구요 자연입니다. 이런 초월적인 시간, 혹은
공간 규모를 인식하고 자연과 생명을 접근한다면 지금까지의 생각과는 많이 달라질
것입니다.

3) 물질의 근원을 찾아서 - 박인규샘(서울시립대)

   시간이 부족해 원자핵 이하의 세계는 다음에 다루기로 했습니다. 주기율표가 만들어
지면서 원자가 가장 기본적인 물질 단위라는 인식하에 자연은 100여개의 서로 다른 원소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했지만, 원자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을 때, 모든 원소들은
서로 구분할 수 없는 핵과 전자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단지 그 숫자의 차이가 다른 원소를
만들어냄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치 핵과 전자가 만물의 기본일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곳에서부터 펼쳐지는 놀랍고 복잡한 소립자(素粒子)의 세상은 우리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우리가 현재 눈으로 보고 있는 만물은 원자 가운데
전자를 볼 뿐입니다. 크기도 없는 전자가 여기 저기에 존재하는 것을 우리가 관측할
뿐이며, 원자 질량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부피는 1천조 분의 1밖에 안되는 원자 핵은
전혀 볼 수 없습니다. 결국 겉으로 드러나는 사람의 모습의 주인공은 무게가 거의 없는
전자의 구름이지만, 그 사람의 몸무게가 그만큼 나가도록 하는 존재는 부피를 전혀
차지하지 않는 원자핵입니다. 결국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어렵기만
한 양자역학을 운운하면서 우리의 관념적 사고의 틀을 벗어난 내용이라 하기 이전에
우리가 늘상 접하는 시각적 대상들도 알고 보면 올바로 보지 못한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항상 우리 감각의 한계를 깨닫고 올바로 보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겠지요.

   과학은 우리들에게 그런 시각을 제공해 줍니다. 앞으로 녹색대학의 자연읽기는
인간의 일상적 경험을 넘어 세계를 올바로 볼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녹색적 과학’의 참모습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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