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라는 분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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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걷다"라는 분에 대한 사모곡은 아닙니다.
오해가 없으시길...,
저는 올해 2학기 이런 저런 사정으로 휴학을 결행한 물입니다.
이런 저런 사정이라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 행사들이라서 ..예를 들면
결혼이라든지, 자격증 취득이라든지(이것 못따면 회사 다니는데 지장이
있다고 합니다).
제가 사는 곳은 남도의 동편제로 유명한 곳이니 대충 감을 잡을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제가 "걷다"라는 분에 대해서 그 이름에 특별한 경외심을 품는 이유는
요즘 강변을 따라 걸으면서 느끼는 걷는다는 것의 특별한 의미 때문입니다.
물론 저는 이전에는 걷기보다는 바쁘다는 이유로 자동차를 편애했으니
요즘 걸으면서 느끼는 감정은 다소 가을이라는 계절변수 탓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걸으면서 느끼는 지금의 그 특별한 느낌은 그새 잃어버린 저를
찾아가는 퇴행의 과정이기도 하고, 때로는 제가 걸으면서 땅과 하나가
되는 초절의 느낌까지 무엇하나 새로움 그 자체입니다.
아니면 그렇게 생각하면서 지금 이 순간 달성에 목매다는 직장인의
비애를 잊고자 하는 현실도피의 한 방법일 수도 있겠지요.
생각해보면 후자가 그럴듯 합니다. 전 이번 주 일요일에도 고희를 넘기신
노구를 이끌고 뙤약볕에도 마르지 않는 논의 고랑을 정리하신다며
아침일찍 들로 나서시던 아버지의 그 굽이진 등을 못내 죄송스런 눈으로
바라보기만 하던 넥타이 맨이니 전자는 위선이요, 후자가 정답이겠지요.
하지만 그래도 저는 그 위선 속에서 나름대로의 탈선을 꿈꾸며
조용히 천변을 걸어갑니다. 1학기를 끝내고 리포터 하나 정리하지 못했던
제가 아쉬운 것을 반성하기도 하고, 아니면 제가 이제 평생의 배필로
맞이 할 때론 낯선 여인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 것인가 걱정도 하고
이번 달 카드를 어떻게 메꿀까 걱정도 하면서 순간순간 저의 발을
타고 오는 편평한 땅이 건네오는 삶의 목소리에 조용히 귀를 기울이기도 합니다.
좀 더 열심히 세상을 살아야겠는데 항상 도피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하면서.
김수영씨의 "강가에서"라는 시를 떠올립니다.
여러분도 혹 생각나시면 그 시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걷다라는 분의 아름다운 이름을 생각해보면서 이 깊어가는 가을을
실컷 즐겨야 겠습니다.
오해가 없으시길...,
저는 올해 2학기 이런 저런 사정으로 휴학을 결행한 물입니다.
이런 저런 사정이라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 행사들이라서 ..예를 들면
결혼이라든지, 자격증 취득이라든지(이것 못따면 회사 다니는데 지장이
있다고 합니다).
제가 사는 곳은 남도의 동편제로 유명한 곳이니 대충 감을 잡을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제가 "걷다"라는 분에 대해서 그 이름에 특별한 경외심을 품는 이유는
요즘 강변을 따라 걸으면서 느끼는 걷는다는 것의 특별한 의미 때문입니다.
물론 저는 이전에는 걷기보다는 바쁘다는 이유로 자동차를 편애했으니
요즘 걸으면서 느끼는 감정은 다소 가을이라는 계절변수 탓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걸으면서 느끼는 지금의 그 특별한 느낌은 그새 잃어버린 저를
찾아가는 퇴행의 과정이기도 하고, 때로는 제가 걸으면서 땅과 하나가
되는 초절의 느낌까지 무엇하나 새로움 그 자체입니다.
아니면 그렇게 생각하면서 지금 이 순간 달성에 목매다는 직장인의
비애를 잊고자 하는 현실도피의 한 방법일 수도 있겠지요.
생각해보면 후자가 그럴듯 합니다. 전 이번 주 일요일에도 고희를 넘기신
노구를 이끌고 뙤약볕에도 마르지 않는 논의 고랑을 정리하신다며
아침일찍 들로 나서시던 아버지의 그 굽이진 등을 못내 죄송스런 눈으로
바라보기만 하던 넥타이 맨이니 전자는 위선이요, 후자가 정답이겠지요.
하지만 그래도 저는 그 위선 속에서 나름대로의 탈선을 꿈꾸며
조용히 천변을 걸어갑니다. 1학기를 끝내고 리포터 하나 정리하지 못했던
제가 아쉬운 것을 반성하기도 하고, 아니면 제가 이제 평생의 배필로
맞이 할 때론 낯선 여인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 것인가 걱정도 하고
이번 달 카드를 어떻게 메꿀까 걱정도 하면서 순간순간 저의 발을
타고 오는 편평한 땅이 건네오는 삶의 목소리에 조용히 귀를 기울이기도 합니다.
좀 더 열심히 세상을 살아야겠는데 항상 도피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하면서.
김수영씨의 "강가에서"라는 시를 떠올립니다.
여러분도 혹 생각나시면 그 시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걷다라는 분의 아름다운 이름을 생각해보면서 이 깊어가는 가을을
실컷 즐겨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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